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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야기/공시읽기

[공시읽기] 한라 - 자기주식 취득 결정 & 주주환원 정책 (21.09.13)

 여러분 안녕하세요. 무자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남 범부 J입니다. 오늘은 종목분석이 아니라 공시를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혹시 '한라'라는 기업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유아인 씨가 주연한 '국가부도의 날' 영화를 보다 보면 IMF 당시 흑자 부도난 회사로도 나오는데 현재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만도와 한라비발디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회사 한라를 중심으로 한라그룹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회사입니다. 오늘 관련해서 3가지 정도 공시가 있었는데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시 1. 자기 주식 취득 결정

 

 

<매우 흥미로운 공시로구만>

 

  첫 번째, 살펴볼 공시는 자기 주식 취득 결정입니다. 공시에 기재된 내용으로는 취득 예정인 주식은 보통주가 아닌 기타 주식(우선주) 819,537주 이고 취득 예상기간은 09.28 ~ 10.18 약 3주의 기간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중요한 것을 취득 목적입니다. 보통 많은 회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 주식을 취득한다고 설명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취득 이후 해당 주가가 상승했을 시에 자사주를 시장에 매도하거나, 해당 주식을 임직원 성과급이나 상여 형태로 지급하여 시장에 다시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오늘 기재된 한라의 경우 자기 주식 취득의 목적을 '취득 후 소각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많은 분들께서 소각이 뭔데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각은 우리가 아는 단어의 의미처럼 태워 없애버리는 것 즉, 발행 주식 수의 감소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업의 시가총액 = 주가 X 주식수 

 

 상기의 시가총액 공식을 생각해 보았을 때 주식수가 감소한 경우 기업의 가치인 시가총액이 변하지 않는다면 주가의 상승이 나타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주식소각으로 인해 한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기한 조건의 우선주>

 

 그런데 '한라'의 주식소각이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은 취득 및 소각의 대상이 보통주식이 아니라 기타 주식(우선주)이라는 점입니다. 해당 기타 주식(우선주)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 우선주는 2013년 발행돼 주식으로 10,174,420주 발행되었으며 특이하게도 발행일로부터 9년 경과 후 1년 이내에 1:5의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조건이 있습니다. 즉 2013년 4월 발행된 우선주 10,174,420주의 경우 9년 경과된 2022년 4월 이후 1년 이내에 보통주 50,872,100주로 전환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주식입니다.

 

 즉, 종합해 보면 해당 공시에서 '한라'는 과거에 발행된 1주당 보통주 5주로 전환 가능한 우선주 819,537주를 주당 30,505원에 매입하여 (취득 예정금액 24,999,976,185원) 해당 우선주를 소각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내용인 것입니다. 

 

<다들 우선주 내용은 알고 투자했을까?>

 

 해당 자사주 소각이 주가에 미칠 영향을 보기 위해 잠깐 '한라'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보겠습니다. 상반기 기준 한라는 보통주 38,874,942주, 보통주 전환 가능한 우선주 10,174,420주가 발행되어있습니다. 우선주 1주당 보통주 5주로 전환 가능하다고 보면 사실상 시장 유통주식은 89,747,042주로 금번 소각 예정인 우선주를 보통주로 환산 고려 시 4,097,685주는 (819,537 X 5) 전체 보통주의 약 4.56% 정도 차지하며 발표전일 (9/10) 종가 5,660 * (1-4.56%) = 5,930원 정도의 주식 가치 상승이 있어야 하지만 금일 종가는 6,950원으로 급등하였습니다.  

 

<주주환원 정책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공시 2. 주주환원 정책 - 수시공시의무 관련 사항(공정공시)

 

 주가가 급등한 이유로는 우선주 취득 및 소각 이외에도 보통주 1,016,341주에 대한 소각 결정 역시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공정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공식화 한 점이 시장에서 크게 호재 인식된 것 같습니다. 아래 내용을 보시면 매년 별도 당기순이익의 40% 내에서 배당 or 자사주 매입/소각을 약속하고 있는데 '한라'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약 700억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00억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번 취득 및 소각 예정인 우선주와 보통주를 제외한 84,633,016주 기준으로 300억 규모의 배당 지급을 계산해보면 약 주당 350원 수준으로 현재 시가배당률 약 5% 정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라'의 주주는 아닙니다만 최근 들어 가장 화끈한 자기 주식 취득 및 자사주 소각의 공시여서 인상이 깊었습니다. 관련하여 증권사에서도 리포트가 나오고 주가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2021년 주요 트렌드로 ESG 경영이 화두인 만큼 한국의 많은 상장사들이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가가 한 단계 리레이팅 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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